2022년 회고: 땅에 발을 딛다

YUZAMIN
Hello, World! I'm YUZAMIN, a diligently endeavoring frontend developer 🐤💦
2022년 회고: 땅에 발을 딛다

2022년 회고: 땅에 발을 딛다

처음으로 적어보는 회고입니다. 개인적인 글이므로 평어체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름 푸릇푸릇한 나의 2022년 잔디밭🌱 나름 푸릇푸릇한 나의 2022년 잔디밭🌱

사실 2022년은 작년보다는 덜 빠듯한 한 해였다. 2021년은 내가 개발 공부를 처음 시작했던 해였고, 국비교육부터 시작해서 원티드 프리온보딩 코스, 리부트 캠프 등 끊임없이 교육과 팀 프로젝트에 참여했었으므로. 그러나 올해에는 연초 3개월간 스타트업의 프론트엔드 개발 인턴으로서 근무했었던 것을 제외하면 어딘가에 속해서 공부하거나, 일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사실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한 지금 시점에서 고백하자면, 막상 ’내가 뭘 했었다’라고 하나하나 꼽아 말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올 한해를 돌아보며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정리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1년을 열심히 보낸 과거의 나 자신이 섭섭하지 않게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는 흔적과 기록, 기억을 한데 그러모아 보려 한다.

1월 ~ 3월: 코드로 돈을 벌다

스무 살 때부터 다양한 알바를 전전하며 돈을 벌어봤었는데, 내가 작성한 코드로 돈을 번 것은 처음이었다. 회사에서 일한 것 또한 처음이어서 여러모로 많이 서툴렀었는데, 이해해주신 동료분들께 감사하다.

미래를 위한 문서와 주석

사실 인턴쉽 회고는 이미 다른 글들에 작성해두었기 때문에 링크한 글들에 나오지 않은 얘기들을 해보자면, 우선 나는 팀 내의 유일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스스로 체계를 갖추어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남긴 것처럼 문서화를 잘 해놓으려고 했고, 코드에 주석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작성해두었다. 이미 내 손을 떠난 일이지만 나를 이어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개발한 프로덕트를 맡아서 개발하고 있을 개발자분께 나의 노력이 조금이라도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

실패, 그리고 재도전

그리고 프로덕트를 개발하면서 redux-saga를 처음 사용해보았다. 인턴쉽을 진행하던 시점으로부터 약 반년 전 참여했던 프리온보딩 코스의 마지막 과제의 주요한 요구사항이 redux-saga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redux부터가 그 당시 개발 입문 6개월 차인 내게 너무 어려웠었기 때문에 결국 redux-saga는 제대로 손대보지도 못하고 미완으로 제출했던 전적이 있다. 그런데 풀스택 개발자인 사수분이 비동기 통신을 모듈화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한번 사용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고, 이미 한번 실패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도전해보겠다고 답했다. redux-saga를 사용하기 위해 거의 2~3일 동안 퇴근해서 새벽까지 <무한구글링 + 영상 강의 시청 + 직접 코드 작성>을 반복하며 사용법을 익혔고, 결국 프로덕트 코드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을 때 얼마나 뿌듯하고 기뻤었는지는 굳이 구구절절 적지 않겠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덕분에 리액트 + 타입스크립트에 redux-saga까지 사용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는 좋은 기회였으나, 프로덕트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고 구조상 Redux를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았을 것 같아서 차라리 (나도 아직 한 번도 사용해보거나 공부해보지 못했지만 구글링해본 바에 따르면) react-query를 사용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어렵지만 유능해

반면에 타입스크립트를 사용해서 개발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엔 다시 자바스크립트 위주로 사용하고 있어서 다시 감과 실력을 끌어올려야 겠지만) 타입스크립트를 제대로 사용해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었다. 타입스크립트는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렵고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변수부터 state, props까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타입을 확실히 정해서 개발하는 것이 유지보수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구나를 퇴사 전 주석을 정리하면서 많이 느꼈다. 말이 필요 없는 코드, 타입스크립트가 그걸 해낸다.

아쉬움을 남기다

사실 인턴쉽 후반부엔 일정이 몰아치기도 했고, 퇴사 일정 뒤로 내가 개발한 캠페인 페이지 오픈일이 밀려서 내 할 일을 완전히 끝마치지 못하고 퇴사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그리고 동료 프론트엔드 개발자나 프론트엔드 개발을 전담하는 사수가 없어서 코드 리뷰를 주고받는 경험도 해보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코드로만 채워졌던 프로덕트여서 아쉬움과 애정이 많이 남아있는데, 지금까지도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4월 ~ 5월: 코딩테스트 스터디, 큰 산 넘기

위에 첨부된 잔디밭 이미지를 보면 4월이 텅텅 비어있는데, 사실 저때도 나는 코딩테스트 문제를 하루에 하나 이상 풀고 있었다. 모종의 이유로 다른 깃헙 계정에 잔디를 심어버려서 아쉽다.

다른 깃헙 계정의 작은 잔디밭

다른 깃헙 계정의 작은 잔디밭

등산할 용기

나에게 알고리즘 문제들은 초보 등산인 앞에 놓인 높고 험준한 산 같은 존재였다. 처음 알고리즘 문제들을 풀기 시작했을 때, 고등학생 시절 수업시간에 수학문제를 풀다가 몰래 눈물을 훔쳤던 그때의 나로 자꾸 되돌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괴로웠다.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자꾸 기가 죽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냅다 제일 쉬운 문제들부터 찾아 나섰다. 백준 단계별로 풀어보기의 1단계부터 풀기 시작했다. 낮은 단계의 문제임에도 시간을 길게 잡아먹은 적도 많았다. 그래도 어찌저찌 한 문제씩 풀어나갔다. 도저히 안되겠으면 구글링을 했다. 절망감에 사로잡힐 겨를을 주지 않으려고 1시간 내로 못 풀겠다 싶으면 바로 검색해서 답안을 참고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조금만 더 하면 풀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문제들이 많아졌다.

쉬운 문제 위주로 푼 기록 쉬운 문제 위주로 푼 기록

스터디로 날개 달기

그러던 중 우연히 홍보글을 보고 프로그래머스에서 진행하는 코딩테스트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다. 스터디에 참여한 덕분에 코치님의 코드도 참고하기도 하고, 겁나지만 스터디에 참여하기 위해 어려운 문제들도 조금씩 풀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작성한 풀이를 다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게 주석을 달아보았는데, 이렇게 내 코드를 한번 더 검토하며 정리해봄으로써 실력을 많이 늘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때의 경험과 내가 풀었던 문제들의 풀이 또한 이미 블로그에 게시글로 올려두었다. (역시 기록을 습관화하면 뒤늦게 고생할 일이 적다 👍🏻)

초·중급 등산인으로 레벨업

지금도 여전히 코딩테스트는 내게 큰 산이다. 대신 내가 초보 등산인에서 초·중급 등산인 정도로 레벨업을 한 것 같다. 여전히 문제를 읽으면서 메모를 하지 않으면 머릿속에서 잘 정리가 안 되기도 하고 문제 푸는 시간도 꽤 길지만, 일단 등산로로 발을 내딛어볼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나와 비슷하게 문제를 풀 엄두조차 내기 힘든 사람들에게, 우선 쉬운 문제들을 풀어보며 자신감부터 길러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기 전에, 백신을 맞아서 항체를 만들 듯 문제의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문제를 풀어내는 경험’ 그 자체를 통해 문제와의 기싸움에서부터 지지 않도록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다.

초·중급 등산인의 기록 🧗🏻‍♀️

초·중급 등산인의 기록 🧗🏻‍♀️

난 요즘도 주중에 하루 한 문제씩은 꾸준히 풀고 있다. 문제 풀이 코드를 올리는 저장소를 링크해두겠다.

6월 ~ 7월: CS 기초 근육 키우기

빼곡히 채우기

비전공자로서 어쩔 수 없이 부족한 부분인 CS 지식을 기르기 위해 KOCW에서 이화여자대학교의 반효경 교수님의 운영체제(2014) 수업을 수강했다. 강의를 끝까지 다 듣고 내용도 정리했는데, 나에게는 내용이 그리 쉽지 않아서 한 번 더 복습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100%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꾹 참고 완강을 해보니 이때 얻은 기초 지식을 통해 다른 자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빼곡한 글씨들

강의를 다 듣고 정리한 약 100장에 달하는 PDF

강의를 다 듣고 정리한 약 100장에 달하는 PDF

운영체제 강의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CPU의 작동 원리를 설명한 20분짜리 유튜브 강의도 정리해보았다. 정말 잘 설명한 영상이라 기반 지식이 거의 없었던 나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CPU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한 분들께 추천한다.

한 컷씩 캡쳐해서 단계별로 세세하게 정리한 내용

넓고 얕게 쌓아가기

널널한 개발자님의 비유를 따라 그린 그림

널널한 개발자님이 운영하시는 유튜브 채널에서 넓고 얕게 배우는 컴퓨터 구조 강의 시리즈도 들었다. 위에서 얘기한 ‘운영체제 강의를 통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자료가 이 강의였다. 확실히 제로베이스였던 때보다는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지식이 조금씩 쌓이는 느낌이 들어서 보람찼다. 정리한 내용도 블로그에 게시해두었고 링크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내손내쓰 (내 손으로 내가 쓰기)

네트워크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인 ‘모두의 네트워크’를 이북으로 구매해서 완독했다. 사실 몇 달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었는데, 눈으로 읽기만 하니 중반부부터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기억에 남는 것도 없어서 아예 이북으로 구매해서 페이지별로 직접 정리했다. 그림 하나하나를 캡쳐해서 붙여넣고 그 밑에 직접 정리한 내용을 쭉 적어 내려갔다. (개인 소장용이라 공개 불가🙅🏻‍♀️)

개인 소장용

거기서 더 나아가 직접 손으로 데이터 전송-수신 과정을 단계별로 그려보기도 했다.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다 그리고 나니 머릿속에 구조가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데이터 전송 흐름을 그린 그림 데이터 전송 흐름을 그린 그림

나는 학생 때부터 배우는 내용들을 이해하기 위해 내 손으로 정리하고 그려보는 과정이 꼭 필요했었다. 언젠가 ‘책에 다 있는 내용을 왜 굳이 손 아프게 따라 적니’ 라는 다소 무시 섞인 질문을 받아본 적도 있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었으니 그런 질문을 하는 게 이해가 되기도 하여서 ‘나도 이렇게 안 해도 다 이해되고 외워지면 좋겠다’고 답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오히려 좋다. 언제든 다시 꺼내 복습할 수 있는, 나만의 언어로 이루어진 기록을 남겨놓을 수 있으니까.

7월~9월: node.js 입문, 풀스택 개발로의 한 걸음

새로운 도전

슬슬 더워지기 시작했을 즈음부터 node.js를 사용한 백엔드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이 또한 이미 정리한 게시글이 있어서 링크를 걸어두었다. 풀스택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군분투했던 시간을 기록해둔 글이다. 읽으러 가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위 게시글의 첫 챕터를 캡쳐해서 첨부한다.

캡쳐

사실 링크한 글을 작성할 때는 Heroku에 괜찮은 프리티어가 있어서 그것을 사용해서 배포해두었었는데, 아시다시피 Heroku에서 해당 정책을 폐지해서 어쩔 수 없이 Railway로 재배포를 해야 했다. 그런데 Railway는 한 달 사용량이 정해져 있어서 언제 서버가 내려갈지 모르겠다. AWS EC2를 써보려다가 10만원 넘게 과금된 전적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그러지 못하지만, 언젠가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되면 내 프로젝트를 원하는 만큼 편하게 배포해두고 싶다.

10월~11월: 뿌리를 내리다

이번 회고 글의 제목이 ‘땅에 발을 딛다’인 이유는, 그동안 내가 느껴 왔던 만성적인 부족함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는 해였기 때문이다.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작년 한 해를 아주 바쁘게 보냈지만 정작 기초에 대해서 공부할 시간이나 기회는 턱없이 부족했었다.

기초가 부족한 주니어 개발자 === yuza🍊

목표는 연착륙

사실상 나의 개발 이력을 되돌아보면,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기초인 자바스크립트를 거의 건너뛰다시피 리액트로 넘어와서 바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고, 그랬기 때문에 나의 실력이 허공 어딘가를 불안하게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느껴왔었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서둘러 땅에 발을 딛고 뿌리를 내려야 했다. 그래서 처음 node.js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HTML, CSS를 간단하게나마 훑고 자바스크립트를 복습한 다음 node.js로 넘어갔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코딩앙마님의 자바스크립트 중급 강좌를 여러 번 돌려보며 내용을 정리하고,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은 직접 더 조사해서 살을 덧붙여나가면서 공부했다. 이렇게 한번 작정하고 짚고 넘어가니까 속이 시원하기도 했고, 나를 지배하던 불안감도 조금 없앨 수 있었다. 마침내 땅에 착륙하여 작게나마 뿌리를 내린 것 같았다. 이 또한 시간깨나 잡아먹는 일이었지만 귀찮기는커녕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영상 강의를 정리한 문서

공부한 내용을 아직 블로그에 게시하지 못했는데, 올해 쓴 게시글들을 새 블로그에 모두 이전하고 나면 찬찬히 업로드할 예정이다.

고양이와 바닐라

이론적인 내용을 공부함과 동시에, 프로그래머스 과제관의 고양이 사진 검색 사이트를 처음부터 구현해보기 시작했다. 과제관에서 이미 어느 정도 뼈대가 구현된 코드를 제공해주는데, 나는 아예 처음부터 차근차근 구현해보고 싶어서 뼈대 코드를 가져다 쓰지 않았다. 바닐라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한 개발 자체가 아예 처음이었기 때문에 여러 자료를 참고하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지만, 텅 빈 파일을 내 코드로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나만의 고양이 사진 검색 사이트를 만들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소 역설적이지만 왜 리액트를 사용하는지 그 이유를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JSX를 사용하면 코드 한 줄로 div를 생성할 수 있는데, 바닐라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하니 말 그대로 트리의 가지를 늘리고 열매를 주렁주렁 달듯이 appendChild를 해가며 원하는 요소를 생성해야 했다. 어떤 요소를 어떤 요소에 append해야 하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웠고, 요소들의 구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없어서 번거로웠다. 그래도 다 완성하고 나니 어려웠던 만큼 뿌듯했다. 저장소프로젝트 배포 주소도 링크해두었다.

고양이 사진 검색 사이트

한 단계 앞으로

이 시기의 나는 자바스크립트뿐만 아니라 리액트 기초 공부의 필요성 또한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우는 것도 물론 아주 많지만, 책이나 영상 강의를 통해 이론적인 부분을 공부하는 시간도 꼭 필요하다. 다른 교육 과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들었던 국비 교육은 그런 시간이 많이 부족했었고 아주 기본적인, ‘프로젝트를 어찌저찌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만을 학습한 채 프로젝트에 투입되어야 했었기 때문에 매우 아쉬웠다. 그렇지만 이미 다 지난 일이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이므로 지금이라도 이렇게 내실을 다질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리액트는 제로초님의 리액트 무료 강좌(웹게임)을 들으며 공부했다. 민망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리액트 프로젝트는 무조건 create react app을 통해서만 시작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 CRA가 마련해주는 기본 설정을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었고, 덕분에 CRA 없이 개발을 시작한 요즘 꽤나 고생 중이다. 그래도 이 영상으로 공부하며 리액트의 라이프사이클, 불변성, 리렌더링 조건 등 기초를 되짚어볼 수 있었고, 무작정 ‘구현’에만 집중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코드를 이런 식으로 짜면 앞으로 개발할 때 이런 문제가 있겠지’라던가 ‘성능을 위해서는 이걸 따로 분리하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아직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 전체를 업로드하진 못했는데, 가장 최근에 올린 게시글을 링크해두었다.

12월: 조금씩 뻗어나가다

문밖으로

올해 중 가장 다이나믹한 한 달이지 않았나 싶다. 성격상 오프라인 모임이나 행사에 참여하려면 용기를 많이 내야 하는데, 긴 시간 혼자 공부하다 보니 다른 개발자분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에너지를 얻고 싶어서 ‘System.out.girls’에서 개최한 오프라인 네트워킹 행사 ‘우리들의 첫걸음’에 참여하였다. 예전부터 트위터에서 구독하고 있던 분들이 연사로 참석하셔서 왠지 연예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열심히 준비하신 발표를 들으면서 연사님들의 열정과 꾸준함에 감탄했다. 그분들이 공유하신 경험들은 아직 경력을 쌓기 시작하지도 못한, ‘주니어 연습생’인 나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발표를 다 듣고 나니 나도 그분들처럼 1년간의 노력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 있게 발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여기 어딘가에 내가 있다

여기 어딘가에 내가 있다

자물쇠 밖으로

행사장에서는 우연히 작년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던 개발자분과 만나게 되었는데 너무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어쩌다 보니 그분과 트위터 친구가 되기 위해 미루고 미뤄왔던 트위터 개발 계정을 만들게 되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정말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구독계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공개 계정을 굴리는 것이 낯설고 실수할까 봐 걱정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유 모를 책임감이 생겨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우리들의 첫걸음’에서 뵌 연사님들을 포함하여 좋은 트친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과 교류하며 의욕을 얻기도 하고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나도 받은 만큼 트친분들 포함 내 계정을 팔로우해주시는 모든 분께 좋은 영향을 돌려드리고 싶다.

플랫폼 밖으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12월 초부터 만들기 시작했던 이 깃헙 블로그도 마침내 완성해냈다. 솔직히 블로그를 직접 만들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커스텀 하느라 골머리를 앓았었는데, 그래도 완성하고 나니 내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성취감이 지난 고생을 조금 상쇄해주었다. 그렇지만… 이미 있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 역시 좋은 선택인 것 같다 ^^ 많은 유저들이 이용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하하. 이 블로그를 완성하고 그동안 사용했던 벨로그 블로그로부터 글을 이전해오면서 나름 나도 열심히 블로그를 운영해왔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아 옮겨오지 않은 글들도 많은데 그것들을 제외하고도 글 수가 꽤 돼서 나도 좀 놀랐다. 이제 이렇게 내 손으로 고생하며 블로그도 마련해두었으니 더 열심히 글을 써봐야겠지. 새벽 네 시가 넘은 시간까지 이 회고 글을 적고 있는 것 또한 그 노력의 일환이고.

한계 밖으로

12월 중순부터 위에 적은 7월~9월에 진행했던 풀스택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고자 다시 한번 게시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저번 프로젝트에서는 Sequelize를 사용해서 테이블을 join 시켜 사용하는 법을 도무지 잘 모르겠어서 그 부분을 포기하고 회원 테이블 따로, 게시글 테이블 따로 개발했었는데, 이번에는 구글링과 복습을 통해 지난 실패를 딛고 회원 테이블과 게시글 테이블을 1:N 관계로 연결해서 회원이 자신이 작성한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코드를 짤 수 있었다.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고 기뻐하는 모습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고 기뻐하는 모습

성공하고 보니 좀 더 욕심이 나서 댓글 작성 기능도 추가하기 위해 댓글 테이블도 만들었고, 회원이 자신의 게시글뿐만 아니라 자신이 작성한 댓글도 확인할 수 있으며 게시글을 조회하면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까지 함께 불러올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 또한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성공해냈다.

순탄치 않았던 순간들

순탄치 않았던 순간들

그렇지만 결국 해낸 모습

그렇지만 결국 해낸 모습

CRA 밖으로

지금은 이 프로젝트의 프론트엔드를 개발하고 있는데, 백엔드에서도 한 발짝 진보가 있었으니 프론트엔드 파트에서는 CRA 없이 개발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index.html부터 하나씩 개발하고 있다. 이 작고 휑한 페이지 하나를 띄우기 위해 직접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웹팩을 사용해보겠다고 몇 시간을 고생해보니 CRA 명령어를 입력해두고 1분 정도 기다린 다음 곧바로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이 꿈만 같다.

별거 없어 보이지만 나의 피땀 눈물이 배어 있는 화면

별거 없어 보이지만 나의 피땀 눈물이 배어 있는 화면

아쉽게도 프론트엔드 개발은 아직 진행형이다. 연말이라 일정이 많아 개발을 많이 하지 못했다. 1월 내로 다 완성하는 게 목표이다. 이 프로젝트의 백엔드 파트를 개발하며 느꼈던 바를 적은 트윗 캡처를 첨부하며 챕터를 마무리하겠다.

자유로운 프엔을 봐 자유로워

자유로운 프엔을 봐 자유로워

그리고 남겨진 것들

The Day Before

모두가 바삐 달려가고 있는데 나 혼자 도로에 고인 물처럼 한자리에서 말라가고 있다는 좌절감.

빛나는 청춘을 고요히 낭비하고 있다는 죄책감.

한없이 작고 부족한 것만 같은 자신을 보며 느끼는 부끄러움.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되묻게 만드는 불안감.

다른 이들의 눈부신 하이라이트를 나의 단조로운 일상과 견주어보는 어리석음.

이 모든 허물을 2022년에 두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러 가보려 한다.

이제는 단단한 땅 위에 올려 둔 내 두 다리로.

뚜벅뚜벅, 앞으로.

나자신 화이팅

모든 분께 행운이 가득하길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께 행운이 가득하길 🍀